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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 조이&아론

제주도의 겨울 왕국- 제주 첨단과학단지의 겨울나기

by 크리에이터 라이프 2019. 3. 14.

제주는 추운 겨울에도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지 않아 얼음이 얼지 않아요. 그야말로 따뜻한 남쪽나라죠.

북쪽의 제주시보다 남쪽의 서귀포는 한라산이 겨울에 부는 북서풍을 막아주어 더 따뜻한데요,

제가 이전에 살던지역 대정읍은 제주도민들이 다 아는 바람 많이 부는 동네입니다.(그 유명한 모슬포) 뺨으로 바람을 맞던 그런 동네에서 단련이 되어 고도가 높아 기온이 낮은 '첨단과학단지'로 이사해오고 나서 특별히 불편한 점은 없었어요.

제주맘이 느끼는 불편한 점은 오직 한가지! 바다가 멀고, 노을을 볼 수 없다는 것이죠.

때는 2월 23일 벌써 한달 전의 일입니다. 언제 오려나~ 했는데 이날 올것이 오고야 말았죠.

시내로 볼일을 보러 나갔던 저는 '큰일 났다. 눈이 많이 쌓이고 있다'는 동네 주민의 긴급 전화에 의아해하며 무슨 눈이 많이 왔다고 호들갑이야~ 하며 여유를 부리며 치킨을 사들고 왔답니다.

(아랫동네는 그냥 촉촉히 젖은 정도로 끝난 비구름인데 첨단과학단지에는 폭설이 왔어요. 심지어 아랫동네 주민들은 우리는 눈구경도 못했다고 아쉬워하더라구요)

그런데 애조로를 지나 첨단로를 진입하는 순간. 아! 뿔!싸 내 이마를 (세게)쳤습니다.

 

체인없는 2륜구동 10년먹은 노후차 나부랭이로는 도저히 오를 수 없는 도로. 516도로의 상황을 알리는 표지판이 교통통제로 바뀌고, 제설차가 막~~ 오고 있는 그때였죠. 이 큰 도로를 오른다고 하여도! 아파트로 진입하는 2차선 도로를 오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여, 과감하게 내렸습니다.

차를 대충 세운 이 곳에서 우리집까지의 거리는 약 3Km정도 되는것 같아요.

 

 

 

 

 

낭만에 젖어 뒹구르고, 천사의 날개도 만들고 싶은 생각이 1도 안들어요. 손에 들고 있는 치킨이 식을까 애지중지 감싸안고 걷습니다.

 

 

 

 

 

 

 

 

인적? 없어요. 보이는 것은 나의 발자국 뿐입니다.

바로 아파트앞까지 걸어왔지만 이런 눈에 누가 나와서 이 산책로를 걷겠어요.

너와 나 둘뿐이죠.. 그나마 다행이에요. 부츠를 신겨가지고 나온 것이.

 

 

'동백아 이게 왠 날벼락이니...'

3Km눈밭을 걸어 집에와 치킨을 먹고 나니 다리가 후들후들하고, 온몸이 노곤노곤한데 아이들이 보챕니다.

이런 눈을 그냥 보낼 수 없다구요.. 개끌리듯 끌려나와 눈썰매를 타기로 합니다.

언덕 비슷한 것만 보이면 일단 눈썰매를 깔고 달려봅니다. 여기가 노르웨이인가? 제주도인가?

 

 

 

아주 알맞은 언덕을 득템했습니다. 올라가기도 쉽고, 경사도 적당하네요. 사람도 없으니 누구와 부딪힐 일도, 줄을 설 필요도 없어요. 그냥 우리뿐이에요.

 

 

 

밑에 나무들이 듬성듬성있어 혹시 부딪히진 않을까 다소 걱정되지만 나무를 요리조리 피해가는 재미가 있네요.

 

 

 

준비 중...

 

으아~! 정말 재밌어!! 표정보이시죠? 완전 흥분상태!

 

 

 

 

5십 몇번인가? 눈썰매를 탔던 그 적당한 언덕에서 북쪽으로 보이는 풍경이에요.

저 바다를 향해 눈썰매를 막 직진하는거에요!

눈구름은 제주도에만 있는것 같아요. 저~~멀리 바다 끝 어딘가에 파란 바다인지 하늘인지 보이죠?

 

 

 

끼야호~~~~~~

 

끼야호~~~~~~

 

그냥 그 적당한 언덕에서 타면 되는데 인간은 정말 욕망의 동물인가봐요.

이것들이 카카오동산을 가보자고 하네요. 또 개끌리듯 끌려갑니다.

"이것들아 너들은 방수부츠 신었자나. 난 그냥 고무장화라 발꼬락이 몹시 시렵다고!!!"

나의 외침은 눈속에 파무칩니다. 피도 눈물도 없는 녀석들 그냥 직진

 

 

 

 

풍경은 좋지만 카카오동산은 눈썰매타기에 적당한 언덕은 아니에요. 너무 완만하여 속도가 나질 않아요.

 

 

 

올라오는 모습이 다소 힘들어보이죠? 정말 다행이에요. 얘들이 지쳐가고 있나봐요.

 

 

 

 

 

아! 그러고보니 너도 고무장화구나! 스키팬츠? 그런거 없어요. 아빠의 파란색 제비표 우비를 아래위로 입히고 싶은데 이녀석이 말을 안듣네요. (너 뭘 좀 아는구나. 이제 안속네)

이 작은 사건이 있은 이후 장비를 제대로 구축하고자 하였으나 봄이 와버렸어요.

이웃님들 여름에 스키팬츠, 방한방수부츠 역시즌 어쩌구.. 그런거 보이면 꼭 링크달아주세요! 라뷰라뷰 사랑해요~

-이상은 제주도 윗동네 폭설상황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